사순 제 1 주 목요일

 

어릴 때 친구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해달라고 졸랐다. 진정한 친구는 좋지 않은 모습을 얘기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자꾸만 졸라대는 친구에게 그동안 느끼고 보았던 친구의 부정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얘기해 주었다. 그리고 그 친구를 다음에는 만날 수 없었다. 지금은 이름도 가물거린다.

 

신앙캠프를 하고 나서 소감문을 쓰는데 내버려 두고 쓰라고 하면 좋지 않은 기억들을 쓴다. 좋은 의미에서 한 말들이나 모습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감정에 이끌려서 쓰면 그동안 캠프를 했던 모든 것들이 좋지 않았던 시간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런 경우에 처음에 왔을 때 했던 일들 중에서 좋았던 것들을 상기시켜주면서 하나씩 설명을 하고 쓰라고 하면 캠프기간에 심어주고자 하는 내용들을 아이들이 쓰고 좋은 기억들로 남긴다.

 

오늘 복음에서는 원하고 청하는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보금자리에서 아이들의 기도는 단순하다. 오늘 기쁘고 즐거웠다고 그리고 내일도 오늘처럼 기쁜 날이 되게 해달라고 한다.

 

우리가 청하는 것들은 항상 좋지 않은 것들을 상기하면서 잊어버리고 싶었던 것들을 끄집어내서 가슴을 치게 된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좋았던 사람들이나 기억들을 잊고 안 좋은 기억 속에 파묻힌다. 그리고 다시 같은 것들을 반복하고 성사를 본다.

 

청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좋은 기억들을 떠 올리고 그러한 삶으로 살아가도록 청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 이 순간을 기억하고 떠올리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 순간 오늘을 아름답고 거룩하게 살아 오늘처럼 살게 해달라고 청하도록 잘 살아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이 아름답고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기억되고 좋은 추억이 되도록 만나는 사람들에게 또는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멋진 삶으로 거듭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