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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9 06:47

조심스러운 생각

조회 수 6232 추천 수 0 댓글 1
 

사순 제 2 주 금요일


된장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라고 해서 보금자리나 수도원 형제들을 위해서 메주를 파는 곳을 알아보고 또 된장을 잘 만드는 사람을 소개받아서 항아리도 사고, 메주를 사러갔다. 그런데 메주를 파는 사람이 좋은 일을 하게 해주어서 고맙다면서 메주를 주었다. 그런데 항아리를 파는 곳이 없어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가게를 찾았는데 찾아와 주어서 고맙다면서 싸게 해주었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을 하고 싶어 하고, 그런 기회가 생긴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서 하느님의 손길은 내가 가기 전에 벌써 그 마음에 들어가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 복음은 자기에게 찾아온 기회를 좋지 않게 만들어버리는 포도원지기에 대한 얘기이다.


세상살이가 힘들다고 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것들을 잘 생각해보면 그렇게 힘들게 생각할 필요도 없는 듯하다. 전에 연세가 많이 드신 어른에게 인생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나서 엄청 쑥스러운 생각이 든 적이 있다.


신부님은 세상과의 관계에서 별 어려움 없이 살아가시는 신분이라 모른다고 했다. 그 말도 맞다. 아마 내가 세상 사람들처럼 살아간다면 참 재주도 없는 사람이다. 있다면 사회복지사 자격증 하나 달랑 있다. 그런데 사회복지사로서 갖추어야 하는 컴퓨터나, 회계처리 하나 제대로 못한다. 다만 아이들과 잘 놀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나처럼 아이들과 놀아달라고 얘기하면 처음에는 그게 무슨 어려움이 있겠는가? 생각하고 쉽게 달려든다. 그러나 며칠 혹은 몇 시간 못 간다. 세상 이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점심과 저녁을 접대를 하느라 고깃집에 가서 먹었다. 그랬더니 다음날 아침까지 속이 불편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말처럼 평소에 하던 대로 하는 것이 편안한 것이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더 욕심을 부려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은 좋다. 그렇지만 일확천금을 노리면서 사는 사람에게 자기가 바라는 그것이 생겼다면 행복하겠는가?


지금 살아가는 현재가 맘에 안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것들이 주어진들 행복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어려움이 마치 사람들이 성가스럽다고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는 것처럼 어려움을 조심스레 들여다보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져본다. 



  • 지보권 2007.03.09 09:25
    茶半香初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차는 반쯤 마셔도 향기는 처음과 같다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