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아는 사람이 로또복권을 가져와서 축복해달라고 했다. 신부님 축복을 받으면 1등은 안 되어도 최소한 얼마만큼의 등수를 기대하고 청하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꼴등조차도 안 되어서 휴지가 되었다. 성당에 다니면 로또복권을 사서 축복을 받으면 당첨이 되고 힘들면 기도만 하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반대로 기도와 미사를 끊고 학업에만 정진하는 경우도 있다.

김기량성당에 와서 중고등부 학생회를 활성화를 해보려고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잘 안 된다. 그것은 학생 편에서뿐 아니라 부모님들부터 다른 친구들과 경쟁해서 뒤지는 것을 싫어하고 좋은 학교를 가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성당보다는 우선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녀들에게 성당에 가라고 주일마다 싸우고 가정의 화목을 깨뜨리는 원인이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복음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신앙인 중에는 생활 전반에 걸쳐 하느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것을 체험을 통해서 경험해본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참된 그리스도인은 고통을 없애 달라고, 절망을 없애 달라고 기도하지 않는다. 그들은 고통 가운데서도 의미를, 절망 가운데서도 희망을, 죽음 가운데서도 삶을 발견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교 신앙은 마술사처럼 세상을 떠나서 사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갖는 신앙이며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삶과 죽음으로 보여 주신 신앙이다.

예수님께서는

- 제 영혼을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 라고 십자가에서 기도하였고

- 하시고자만 하시면 고통의 잔을 멀리해주소서. 라고 우리들도 흔히 하는 기도를 하셨다. 그러나 그 기도는 하느님께서 들어주지 않으셨다.

예수님의 모순적인 삶, 바보 같은 삶. 돌아가실 때까지 사랑하시는 삶, 복음을 실천하시는 삶 안에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을 예수님께서 보여 주셨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 바탕을 두고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와 함께하신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믿고 희망하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