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래

 

개나리꽃이

노오란 색으로 옷을 입고

담장도 아닌 것이

개나리 담장 되어

담벼락에 턱 걸터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지켜본다.

 

아무도 몰래

사랑하려고

숨어든 청춘도 보고

급한 허리춤 추스르며

골목길 접어드는 취객도 본다.

모르게 한 짓인데

개나리가 봤다.

 

사랑은 사람을

예쁘게 만든다더니

내 모습에서

너도.

이뻐지고

멋져져서

들켰다.

 

다른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을 보고

손가락질하고 웃었다.

바보 같다고 했다.

어리석은 짓

손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몰래 사랑했다.

안 들켰다.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수군거렸다.

아무도 몰랐다.

예뻐지고

멋져져서

사람들이 알았는데

모른다고 생각했다.

우리 사랑을.

 

오랜 시간이 흘렀다.

고생도 하고

기도도 하고

욕도 먹고

포기도 하고

지금은 나도 모르게

멋져졌다.

그리고 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