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상고대

 

아침에 눈을 뜨니

밖이 어둡다.

창문을 내다보니

나무마다 하얀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때 이른 상고대가

눈이 많이 온 날

가지에 얹혀진 눈처럼

아주 작은 가지에도

가만히 내려와

하얗게 가지를

둘러싸고 있었다.

 

청청한 소나무는

하얀색을 입으면서도

푸르스름함을 간직해서

초로의 노인네

브릿지 넣은 듯 하다.

 

어제 내린 것이

눈이였나 싶었던 것이

금새 녹아

가지들 틈새에 끼어들어

한밤 추위에 얼어

하얗게 만들었나보다

 

세상도

사람도

은은하게 녹아

틈새에,

마음에 파고들어

더 많이 얼고

더 춥게 만들었다.

 

처음부터 털어버렸으면 하는데

그런 것 알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꼬 한다.